1차 세계 대전과 제작배경
적어도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의 역사의 대부분은 전쟁 이야기였고, 영화의 한 장르로 전쟁 영화는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오늘 리뷰할 영화 1917도 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차 세계 대전의 배경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인류는 전례 없는 발전을 시작할 수 있었고, 20세기에 이르러 공학의 발전으로 대량 생산의 부흥을 이뤘습니다. 또한 철도의 발달로 물자 운송 능력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력이 발전한 유럽의 국가들은 서로의 영토를 탐하기 시작합니다.
생필품을 생산하던 공장은 어느덧 전쟁 용품이 대량 생산되고, 기차 안에는 여러 무기가 실려서 전장으로 수송됩니다.
영화 1917은 감독인 샘 멘데스의 할아버지인 알프레드 멘데스가 1차 세계대전 중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을 담은 자서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공동 각본가 크리스티 윌슨 케인즈는 전쟁물 특히 1차 세계대전 작품들의 열렬한 팬이었기에, 이 영화의 각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1차 대전의 숨은 상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숫자나 소품이 자주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영화의 초입부에 나온 1917년 4월 6일이란 날짜입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독일을 상대로 선전포고하고 참전한 날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영화 1917은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음향상, 시각효과상 3관왕을 차지하며 명성을 떨칩니다. 특히 50년 만에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첫 전쟁 영화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한 이 영화의 촬영 스타일은 한 비디오 게임에서 일부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촬영 방법에 대한 자세한 소개
영화 1917은 장면을 나눠 찍은 후 이를 다시 이어붙여 한 장면처럼 보이게 하는 원 컨티뉴어스 숏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독은 원 컨티뉴어스 숏 촬영법을 채택한 이유를 젊은 병사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 직접 관객들이 공감하게 하고 싶었고, 이 방법이 최적의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완벽한 촬영이 필요했기 때문에 배우들은 사전 리허설을 해야 했는데, 그 기간이 무려 6개월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연을 맡은 조지 매케이와 딘 차이스는 강도 높은 리허설과 함께 실제를 방불케 하는 군사 훈련을 받았습니다.
전쟁 영화이기 때문에 주로 야외 촬영이 주를 이뤘습니다. 게다가 한 장면처럼 보이기 위해서 촬영한 여러 장면 사이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고, 구름이 덮인 하늘 아래에서 주로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날씨가 화창해 촬영을 못하는 날에는 리허설을 진행했고 완벽한 순간이 오면 바로 액션을 외쳤다고 합니다. 또한 기상학자가 촬영 내내 대기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모든 장면을 하나로 이어 붙였지만 영화 1917은 수십 개에 달하는 편집점이 존재합니다. 편집 감독인 리 스미스는 장면을 잊기 위해 캐릭터가 문턱이나 커튼을 통과할 때 벙커에 들어갈 때 혹은 움직임이나 소품이 클로즈업되는 순간을 찾아 섬세하게 연결했습니다. 가장 짧은 숏은 39초이고, 가장 길었던 1개의 연속 슛은 8분 30초였다고 합니다.
생동감을 주기 위해서, 현장의 환경도 실제 전장처럼 보이기 위한 노력이 많이 엿보입니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는 마지노선을 연상하듯이 약 1.6km의 길이의 긴 참호가 파였습니다.
인간성의 대립과 슬픈 아이러니
먼저 영화의 흥미로운 촬영 기법 때문에, 주인공인 두 병사와 함께 따라다니는 종군기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영화의 소품과 배경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참전자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졌고, 감독의 할아버지와 관련된 영화이니 만큼 영화 전체적인 디테일이 너무나도 훌륭하다고 느꼈습니다. 철조망에 매달린 옷 가지, 진흙 속에 파묻힌 병사들과 폐허가 된 잔해들은 마치 지옥 같은 전쟁터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달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매력적인 영상을 보면서, 느껴지는 주된 감정은 슬픔이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서로의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했다는 시대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인간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끔 해줬습니다. 주인공의 형을 살리기 위한 전령의 역할을 수행하다 보면, 또 반대쪽의 적을 짓밟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인간적인 목적을 위해, 또 다른 누군가의 인간성을 무너뜨려야만 했다는 것이 너무나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영화에서 훈장과 와인을 바꾼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도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훈장이란 전쟁이라 공을 세워야 받는 물건입니다. 다른 말로는, 자신의 업적을 위해 적의 인간성을 없앴다는 뜻입니다. 상대방의 인격을 없애고 받은 훈장의 가치가 겨우 순간의 쾌락만을 주는 한 병의 술의 가치였던 것입니다. 전쟁 상황에서의 낮은 인간성의 가치를 암시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며, 이 영화는 전쟁의 환멸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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